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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사람에게만 보여요! 마임 뮤지컬 ‘청소부 토끼’
milgambin 2013-11-19






마임과 라이브 연주로 무장한 진짜배기 에듀테인먼트

부모라면 누구나 자녀를 잘 가르치고 싶어 한다. 아이가 어릴수록 교육에도 재미가 필요한 법이지만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일은 쉽지 않다. 에듀테인먼트(교육과 오락의 요소를 섞은 소프트웨어)를 내세운 여러 콘텐츠도 결국엔 엔터테인먼트로만 기억되는 경우가 많다. 교육적 측면을 강조한 작품들도 영어 콘텐츠 말고는 찾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최근 ‘수박 겉핥기’ 식의 에듀테인먼트 공연이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뮤지컬 ‘청소부 토끼’는 조금 특별하다. 작품에는 영어도 없고 화려한 무대장치도 없지만 ‘진짜 배울 점’이 가득하다. 두 마리가 아니라 세 마리, 네 마리 토끼도 잡을 수 있는 ‘살아 있는 교과서’다. 뮤지컬 ‘청소부 토끼’를 만나러 압구정 윤당아트홀을 찾았다.


뻔하지 않은 ‘열린 결말’
아이들에게 살아있는 교육을 전하다

지구별 ‘달빛 마을’에는 청소부 토끼와 친구들이 산다. 어느 날, 마을을 환히 비추던 달빛이 어두워지면서 토끼들과 식물들이 시름시름 앓기 시작한다. 청소부 토끼는 달님이 빛을 잃게 된 원인을 찾고 지구별의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 달나라로 여행을 떠나게 된다.

작품은 환경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인간의 시선을 강요하지 않는다. 특히 동물인 토끼의 대사를 인간의 언어로 처리하지 않은 점이 돋보인다. 토끼들은 상황에 맞게 ‘토끼 토끼’를 연발하며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배우들은 과한 분장 대신 날렵하고 익살스러운 움직임, 재미있는 춤과 노래로 토끼의 특성을 절묘하게 잡아낸다.

작품은 특이하게도 열린 결말을 선택한다. 지구별의 병든 토끼들은 하나둘씩 달나라로 떠난 뒤 돌아오지 않는다. 대신 ‘토끼들이 지구로 돌아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는 질문이 던져진다. 이것은 지구를 괴롭히는 환경 문제가 현재진행형임을 의미한다. 단순히 ‘재미’만을 강조하는 작품이었다면 ‘토끼들은 깨끗해진 지구에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고 엔딩을 장식했을 것이다. 하지만 뮤지컬 ‘청소부 토끼’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어린이들은 더러워진 지구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하며 공연장을 나서게 된다.


‘말’보다 ‘진심’ 묻어나는 교훈

뮤지컬 ‘청소부 토끼’는 아이들에게 어려울 수 있는 주제를 ‘설명’이 아닌 ‘표현’의 방법으로 그려낸다. 마임과 라이브 연주가 그 공신이다. 무대에는 아무런 소품 없이 3개의 패널만 놓여 있다. 3개의 패널은 장면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움직인다. 무대 전면에는 연주자가 다양한 악기를 연주하며 청각적 효과를 더한다.

배우들은 텅 빈 무대에서 모든 것을 마임으로만 표현한다. 청소부 토끼는 투명한 빗자루로 쓱싹쓱싹 청소를 한다. 과학자 토끼들도 투명한 책을 보고 연구에 매진한다. 공연을 보는 어린이들은 보이지 않는 것들을 상상하며 더 넓은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뮤지컬 ‘청소부 토끼’는 동명의 동화책을 원작으로 한다. 원작의 청소부 토끼는 과학자 토끼들의 도움을 받아 달나라 여행을 떠난다. 여기에는 지렛대, 날개, 사다리, 열기구 등 여러 가지 과학 원리가 적용된다. 뮤지컬 ‘청소부 토끼’는 원작 속 과학 이야기를 자세하면서도 역동적으로 펼쳐낸다.

복잡한 과학 원리는 토끼들의 합창과 율동으로 술술 풀린다. 지렛대를 설명할 때는 ‘작용점’, ‘힘’ 등의 키워드가 노랫말에 녹아 있다. 청소부 토끼가 날개를 달고 비행하는 장면은 패널 뒤로 다른 배우가 청소부 토끼를 받쳐 주어 실제로 날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연주자는 신시사이저의 소리와 음정을 자유자재로 바꾸며 어린이들의 이해를 돕는다.


뉴스테이지 노오란 기자 newstag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