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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로의 회귀...연극 '러브 액츄얼리'도 예외 아니었다
just2bang 2014-01-12




일주일 전에 썼던 기사(연극 '러브 액츄얼리', 로맨스 아닌 호러 코미디?)의 속편에 관한 첫 번째 이야기가 압구정 윤당홀에서 열린다고 해서 보고 왔다. 연극 <러브 액츄얼리(첫 번째 이야기)>는 장수 커플 수진과 재운이 얼마나 열정적으로 사랑했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호러 코미디'라는 장르가 돋보였던 두 번째 이야기에 못지않게 이번에는 '복고풍 로맨스'라는 장르를 가져와 1990년대를 추억하게 하는 의상, 무대, 배경 음악, 소품 등을 내세웠다. 첫 번째 이야기는 1990년대 마로니에 공원이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무대로 설정된 마로니에 공원은 만남과 헤어짐, 싸움과 화해가 있는 곳이다.

시간이 흘러가면서 서로를 향한 연인들의 감정은 수차례 바뀐다. 장수 커플 수진과 재운의 100일, 1000일, 10년은 여기에 초점을 맞춘 에피소드로 관객에게 전달됐다. 각각의 이야기에는 풋풋한 설렘, 사랑을 통해서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순간, 오해로 인한 다툼, 화해와 어색함이 있어서 이 시대의 복잡한 사랑을 속속들이 보여준다.

가벼움과 무거움을 동시에 보여주는 무대 연출의 힘

<러브 액츄얼리> 시리즈는 유머와 진지를 넘나든다. 이는 독특한 무대 연출 덕분에 가능하다. 무대를 둘로 나눠서 장면을 동시에 보여주는 연출은 한층 역동적인 느낌을 준다.

가령 이런 식이다. 수진과 재운의 100일은 몸짓 하나, 말 한마디에 풋풋함과 설렘을 느낄 수 있는 시기다. 재운은 수진에게 "내가 군대 갔을 때, 고무신을 거꾸로 신으면 탈영하겠다"고 농담조로 이야기했다. 이때 반대쪽 무대에서는 막 탈영한 군인이 전화부스에서 전화를 걸어 탈영했다고 이야기한다. 탈영한 군인이 가져온 냄비는 이후 무기로 바뀌어 수진과 재운의 연애 행각을 위협(?)하는데 사용되기도 한다.

1000일쯤 되면 위기가 온다. 권태기가 온 것 같은 재운에게 수진은 실망한다. 그래도 아무것도 안하면 서로에게 아무런 존재가 되지 않을까 봐 수진은 여행을 가자고 제의한다. 이에 재운은 부담스러운지 친구 봉구에게 전화해 같이 가자고 한다.

수진의 절망감이 극에 달하는 순간, 무대는 다시 분할돼서 왼쪽에는 전화를 받은 봉구가 여행 준비를 하는 모습을, 반대쪽에는 수진과 재운이 벤치에 앉아 다투는 모습을 동시에 보여준다. 갈팡질팡하는 재운의 말에 따라 봉구는 무대에 나왔다 들어갔다를 반복한다. 자칫 무거울 수 있는 분위기에 유머를 보태는 장면이다.

사랑, 달달하지만은 않아. 근데 자꾸 땡겨...

분명 수진과 재운에게도 설레고 두근거리던 시절이 있었다. 1000일 될 때쯤 풋풋함은 편안함으로 바뀌어 서로에게 익숙해지는 모습에 실망한다. 수진과 재운은 이때 생겨난 오해를 터뜨리면서 끝까지 감정선을 끌고 간다.

10년이 된 지금, 그들은 사랑이 달콤하고 행복하지만은 않다는 걸 깨달았다. 인생에 희로애락이 있듯, 시간이 지날수록 사랑도 만남, 사랑, 권태기 우정 등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온다는 점을 인정하게 된 것이다. 막을 내릴 때쯤 수진은 재운에게 프러포즈를 받고 그들은 남은 인생을 함께할 것을 약속한다.

곧 수진과 재운의 아지트였던 마로니에 공원은 기숙사로 바뀐다. 수진과 재운은 이 소식에 가슴 아파한다. 두 번째 이야기의 무대를 '공사 중인 공원'으로 설정한 것을 보면 이미 첫 번째 이야기를 만들 때 시즌제를 염두에 둔 것 같다.

두 번째 이야기를 먼저 봐서 그런가. 첫 번째 이야기를 통해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아린 마음을 달랠 수 있었다. 어떤 것을 먼저 보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그에 따라 각기 다른 감정의 파장이 오리라는 점은 분명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지현 시민기자의 블로그(http://blog.daum.net/journal02, http://blog.naver.com/journal02)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