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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기막힌 추리 연극 '행오버'
just2bang 2015-03-17






[독서신문 신슬비 객원문화기자] 영국 드라마 '셜록 홈즈'가 인기 있는 이유는 단지 멋진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 하나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무언가를 '추리'해 나가는 내용을 담은 소설, 영화, 그리고 드라마가 많은 이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는 그들의 호기심을 적절히 자극해 나름대로의 뒷이야기를 상상해볼 수 있게 하기 때문이리라. 더군다나 이런 추리물에 기막힌 반전까지 담는다면 어떨까? 코난도 이렇게 외치고 싶을 것이다. '범인은 이 방 안에 있어!' 여기 명탐정 코난의 의뢰 내역 뺨치는 기막힌 사건이 도착했다. 밀실에서 벌어진 아내 살인 사건의 용의자를 둘러싼 추리게임이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연극 <행오버>의 주연 배우들을 만나 봤다.

Q. 각자 맡은 배역에 대해 간략한 소개 부탁한다.
노정현 (‘태민’ 역): 전직 사기꾼이다. 지금은 'CRS'라는 이벤트 회사의 사장으로, 손털고 성실하게 일하고 있다.
이윤경 (‘민지’ 역): 자살을 하러 왔다가 실패하고 507호 살인 사건에 휘말리게 된 스트립 댄서다. 사정이 많은 여자다.
문경일 (‘설정’ 역): 게이바 CEO다. 역시 507호 살인 사건에 관여하게 된다. 독특하게도 초능력을 가진 인물이다.
이채현 (‘수현’ 역): 학창 시절 일진이었다. 그런만큼 포스가 넘친다. 지금은 철희의 아내다.
정재훈 (‘철희’ 역): 수현의 남편이고, 직업은 요리사다. 한 여자한테 만족을 못하고 여러 여자들을 만나고 다니는 바람둥이다. 1주년 기념 파티를 위해 아내 수현을 납치하는 이벤트를 펼쳤다가 사건에 휘말린다.


▲ 연극 '행오버' 배우 <사진제공=씨즈온>
Q. 극 중 반전이 여러 번 존재하는 연극이다. 그만큼 관객들에게 추리할 여지를 제공한다고 보이는데. 반전을 들키면 안 되지 않는가. 특별히 주의해서 연기하는 부분이 있다면?
문경일 (‘설정’ 역): 공연이 시작하면, 반전에 대해서는 일체 생각을 안 한다. '누구랑 누가 같은 편이고, 누구를 속이기 위한 것이다', 이런 것까지 생각하면 연기가 안 된다. 내가 사실적으로 몰입해야 관객들에게도 긴장감을 줄 수 있고, 관객들이 스스로 추리하게 놔둬야 반전도 더욱 세게 다가올 수 있다. 자기에게 주어진 상황에 맞춰서 사실적으로 연기하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정재훈 (‘철희’ 역): 우리 연극이 굉장히 반전이 많다. 그래서 처음에 연습할 때는 많이 힘들었다. 특정한 부분을 꼽자면, 내가 초반에 이벤트를 위해 아내 수현을 납치하지 않는가. 그 때 진짜 아내를 이벤트를 위해 납치한 것처럼 즐겁게 연기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야 나중에 내가 아내를 죽였다는 의심을 받게 되었을 때, 그 부분이 관객들에게 더 반전처럼 다가오지 않을까 싶기 때문이다.

Q. '살해'된 아내를 두고 벌어지는 심리 추리 게임 같은 분위기의 연극이니만큼 전체적으로 진중한 분위기다. 그 와중에 코믹스러운 대사들도 꽤나 보이는데. 너무 가볍지도 않으면서 너무 무겁지도 않게, 그 균형을 어떻게 맞춰서 연기하는지 궁금하다.
문경일 (‘설정’ 역): 솔직히 대놓고 웃기려는 부분은 없다. 그래서 내가 초능력을 쓴다던지 하는 말도 안 되는 쌩뚱맞은 장면도 최대한 자연스럽게 하려고 한다. 내용이 극적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두어야 균형이 잘 맞기 때문이다.
이채현 (‘수현’ 역): 코미디라는 장르의 특성이, 자칫 잘못하면 억지로 웃기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코미디 장르는 배우가 진지할수록 그 상황이 웃긴 것이지 않은가. 배우의 대사나 몸짓으로 웃기는 게 아니다. 그래서 배우가 진짜 진지하게 임할수록 코미디라는 장르가 산다고 느낀다. 순간순간을 진지하게 연기하다 보면 반전도 살고, 코미디도 산다.
정재훈 (‘철희’ 역): 우리 연극 자체가 진지한 연극이기도 하다. 그래서 진지하게도, 혹은 가볍게 갈수도 있다. 그게 바로 이 연극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태민, 철희, 아내가 중심이 되어 진지한 분위기를 이끌고 가다가도, 민지, 설정이라는 인물들이 투입되면서 관객들에게 웃음과 재미를 준다. 그런 부분에서 균형이 잘 맞춰진다고 본다.

Q. 연극은 '호텔 방'이라는 한 공간만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서 충분히 스토리가 이어지는 게 신기하다. 한 공간만을 배경으로 연기할 때 어려운 점은 없는지?
문경일 (‘설정’ 역): 확실히 한 공간에서만 이야기가 진행되면 어려운 점이 존재한다. 다른 연극들 보면, 장소가 ‘약국’이 되었다가, ‘집’이 되었다가 하면서 공간 이동하며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주지 않는가. 그런데 이 연극은 암전도 없이 한 공간만을 배경으로 죽 이어지다 보니 연기가 끊기지 않고 계속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게 장점이 될 수도 있다. 관객들에게는 호텔 방이라는 장소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훔쳐보는 듯한, 마치 ‘관음증’ 같은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상상하기도 더 재미있고. 그런 점에서 장, 단점이 모두 존재하는 문제라고 본다.

Q. 극 중 캐릭터들이 진실게임을 할 때 관객들을 바라보게 의자를 두고 앉아서 하지 않는가. 마치 관객들에게 대화를 거는 느낌이다. 실제로도 그런 느낌으로 연기하는지.
이윤경 (‘민지’ 역): 나는 관객들이 없는 상태에서 연기한다고 생각하고 연기한다. 좁은 밀실 안에서 긴장감 있게 서로를 의심하며 몰아가면서 스토리를 재미있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우리끼리만 연기를 한다고 생각하고 관객들은 배제하면, 관객은 더욱 ‘관음증’ 환자처럼 우리를 엿볼 수 있게 된다. 그래서 나는 그 장면에서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느낌으로 '보여준다'.
노정현 (‘태민’ 역): 진실게임은 분명 극 중 인물들의 치부를 드러내는 장면이다. 그런데 철희, 민지, 그리고 나 태민, 이 세 캐릭터는 진실게임을 하면서 동시에 '태민'을 몰아가야 하는 역할도 갖고 있다. 근데 솔직히 이게 생각보다 어렵다. 그래서 연기는 그 쪽에 좀 더 치중하기 때문에 관객들은 제 3자가 될 수밖에 없다.

연극 <행오버>는 그 부제인 '게임의 시작'에 맞게 알쏭달쏭한 사건의 결말을 다루는 추리 게임의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다. 연극을 보는 내내 첫 장면에서 벌어진 '밀실 살인 사건'의 범인이 누구일지 생각하며 스토리를 따라가다 보면 툭툭 튀어나오는 반전들이 관객들을 여러번 놀래킬 예정이다. 연극이라는 장르에서는 쉽게 담기 힘든 '반전'과 '추리'를 모두 끌어안은 연극 <행오버>는 5월 31일까지 윤당아트홀 2관에서 오픈런으로 공연된다. 출연은 정재훈, 차영남, 이채현, 이지은, 김시원, 노정현, 정원식, 문경일, 박수현, 이윤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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