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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다른 듯 닮은 우리 모두의 모습…연극 ‘겨울 선인장’
just2bang 2015-07-07






충분하지 않은 물과 푸석푸석한 모래뿐인 사막에서 살아남기 위해 선인장은 뾰족한 가시를 품었다. 물의 손실을 막기 위해 가시를 돋운 선인장은 각박한 현실에서 상처받지 않기 위해 날을 세우는 현대인과 닮아있다.

연극 ‘겨울 선인장(연출 김지원)’은 게이로 살아가는 네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10년 전 역전 만루 홈런으로 고교 야구 결승전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던 류지가 불의의 사고로 죽게 되면서 후지오, 하나짱, 가즈야, 베양은 매년 류지를 추모하기 위해 야구부 모임을 가진다.

10년 후, 네 사람 중 후지오와 가즈야는 연애 7년 차 커플이 된다. 그러나 장남으로서 부모님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는 가즈야는 후지오에게 미래를 약속해 주지 못한다. 게이들이 즐겨찾는 2번가에서 여장을 하고 술집에서 일하는 하나짱도, 대인공포증과 콤플렉스로 관계맺기에 어려움을 겪는 베양도 이미 흘러간 시간에 벗어나지 못한 채 현재를 살아간다.


▲ 연극 ‘겨울 선인장(연출 김지원)’ 공연 장면 중 후지오(왼쪽 임희철 분)와 가즈야(정재훈 분)가 애정 어린 눈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뉴스컬처) ©이혜윤 기자
작품은 소수자로 살아가는 네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현실의 무게와 삶의 고단함을 일깨운다. 타인이 기대하는 모습에 나를 맞추고 상처받지 않기 위해 덜 기대하는 것. 소수자가 아니어도 누구나 겪는 일이다.


“성 소수자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사람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는 김지원 연출가의 말처럼 극은 동성애보다는 희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용기와 희망과 얼마 안 되는 돈만 있으면 살아갈 수 있다”라는 극 중 대사를 통해 희망을 이야기한다.

게이들의 이야기를 전면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누구나 극의 내용의 공감할 수 있는 건 배우들의 담백한 연기 덕분이다. 게이이기 때문에 겪는 사랑의 상처, 정체성에 대한 고민부터 현실을 버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 희망에 기대어 오늘을 사는 모습 등을 담담하지만 현실감 있게 그려내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2010년 초연 이후 5번째 관객을 찾은 이번 공연에서는 무대 오브제, 표현 방식의 변화 등으로 전작과의 차이를 뒀다. ‘야끼니꾸 드래곤’ ‘나에게 불의 전차를’ ‘아시아 온천’ 등으로 이름을 알린 재일교포 극작가 겸 연출가 정의신의 작품이기도 하다. 오는 8월 16일까지 서울 신사동 윤당아트홀 1관에서 공연된다.


[공연정보]
공연명: 연극 '겨울 선인장'
작: 정의신
역: 이시카와 주리
연출: 김지원
공연기간: 2015년 6월 18일 ~ 8월 16일
공연장소: 윤당아트홀 1관
출연: 정재훈, 김한, 임희철, 서한열, 문용현, 윤혁진, 박현철, 류광환, 김기범.
관람료: 전석 3만원

(뉴스컬처=이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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